[스크랩] 그녀

2013. 5. 27. 21:07좋은글과 좋은시

그녀/달수

 

앞산 나무들 서럽던 날

그녀는 불쑥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생머리

큰 키에 세련된 자태 지적인 얼굴
세상 어느 누구와 견줄 수 없는 섹시함으로 내 품에 안겼다

 

그 계절 주구장창 남이섬으로 연애를 갔다

밤마다 섹스를 했으며
세상의 온갓 色이 그녀 자궁에서 그림이 되고 시가 되었다

한순간도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화장실을 갈때도 동네앞 슈퍼에 갈때도 데려갔다

그녀의 허리 숨결
절망과 탄식의 어둠에서 위안의 희망을 불태우던 관능의 검은 살결

 

그런 그녀를 1년도 채 안되 다른남자에게 보냈다

수족이자 영혼의 전부였던 그녀 역시 아무렇지 않게 날 떠날때

목덜미에 지겹고 지겹다며 속삭이곤 얼굴 따로 엉덩이 따로 보냈다

 

쌀을 일구다 뜨물같은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손톱도 깎아주고
머리도 감겨주었는데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변변한 여자 하나 곁에 두지못하며 살거라 악담을 할거다 
두고두고 원망할거다

사랑 팔고 영혼 파는 더러운 놈이라 그럴거다

 

그녀의 첫남자였다

치렁치렁한 옷 하나 하나 내가 벗겼고

첫날밤 초경을 확인하고 정품인증까지 받았으니

분명 첫남자다

 

염병할...

그래도 그렇지

난 밥이 안넘어가는데 다른 남자의 비릿한 키스로 밤을 샐거다

아무렇치 않게 그남자의 정액을 받고

씨를 잉태하고 알을 쏟아낼거다...

 

 

~달수~

(보름정도 지난후 그 비릿한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두막 정품해지 해달라며...)

 

 

 

일반 카페라면 몰라도 모 사진클럽에 이 글을 올렸다가 운영진이란 사람들에게서 어린사람도 들어와서 보는 곳이니

글을 내려달라는쪽지를 받았습니다.

 

제 기준에서 정말 어이 없었습니다 사진 역시 예술인데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이...

 

(난 이제 사진으로 생개를 이어가는 이름없는 가난한 사진가다

수족이었고 밥줄이었던 풀프레임 카페라를 쌀을 얻기위해 팔고나서 처절한 심정으로 이 낙서를 썼다

그런데 사진을 한다는 사람들이 다른 곳도 아닌 카메라 클럽에서 이 낙서가 어린애들이 볼 수도 있으니 글을 내려달라는 쪽지를

받았을땐 그대들이 진정 사진을 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슬픔을 가졌었다...)

 

출처 : 다음1위 프리그래퍼 DSLR클럽-캐논,니콘,소니,미러리스 디카
글쓴이 : 달수/서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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